In our first bilingual dialogue, we let Cheryl Wee, a Singaporean copy editor who occasionally makes pictures, and Byeongsik Lim, a South Korean photojournalist, have a go at each other. Oh yes, before we forget, they are married to each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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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yl: We met for the first time over dinner with a mutual Korean photojournalist friend. We exchanged links to our photo websites, and that gave us an excuse to talk more. I was intrigued by his work on the DMZ because that former place of violence looked so peaceful and dreamy in his landscape pictures. There was a kind of quiet strength, and I thought that reflected who he was as a person.
Byeongsik: If not for photography, we would not have met. Actually, when I met my wife for the first time, I thought she was a full-time photographer. When I saw her photo story “Necessary Night,” I was surprised that it was her final-year project at university. It was a project that could be published in the media even now. I learnt from my wife that it doesn’t matter whether you are taking pictures as a full-time job or not. I still get a lot of inspiration from her.
Cheryl: 다른 사진기자 친구와 저녁 같이 먹으면서 처음으로 남편 만났습니다. 서로 사진을 보여주고 이야기하게 됐습니다. 남편이 찍은 DMZ 사진이 흥미로웠어요. 예전에 전쟁터였지만 사진 속에서 너무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뭔가 힘이 있어서, 사진이 사진을 찍은 남편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Byeongsik: 사진이 아니었다면 만날 수 없었을 겁니다. 사실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전업 사진작가인 줄 알았어요. 아내가 찍은 ‘Necessary Night’이라는 포토 스토리를 봤는데, 대학 졸업작품이었다는 사실에 더 놀랐습니다. 지금 당장 미디어에 내놓아도 괜찮은 기획이었죠. 사진을 찍는 것은 전업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가르침을 아내에게 배웠고, 지금도 많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C: I would say Byeongsik because he’s better at expressing who he is and what he wants to say with pictures.
B: Honestly, I don’t know. If you say photography is like a 100-meter sprint race, it may be possible to compare who is better, but for us, we seem to each be taking different kinds of pictures. Press photos are usually dynamic and have a lot of movement, so I like the stillness of my wife’s pictures.
C: 사진으로 말을 하거나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서 남편이 더 낫죠.
B: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사진이 100m 를 가장 빨리 달리는 경기와 같다면 비교할 수 있겠지만, 저희는 각자 다른 사진을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프레스 사진은 역동적이고 움직임이 있는 사진이 많다보니, 저는 아내가 정적으로 담아내는 사진이 좋습니다.
B: In my opinion, I think it is a difficult and confusing time. People used to look at pictures mainly in print form through newspapers, magazines or books. The distribution environment affected the production of content. Except for photo books, images had to be confined in type. Photos that matched text were welcomed. Images were full of text. This culture remains and now exists online. The practice has been handed down like a tradition, so pictures are still in the margins or within text. Some pictures are taken of letters on signs, without any visual meaning. They are considered pictures just because they are in the format of a JPG file, but they are just information in text form after all.
C: I do see many pictures of building signboards or notices stuck up on shops. As a copy editor, I see what pictures are used in articles and have to edit dozens of captions every day. I don’t have any part to play in choosing them. But there seems to be a disconnect between the people making these choices and the work that photojournalists do. The sense I get is that photos are often used just to fill space or break up text, with very little thought given to how they can be a storytelling tool.
B: Another problem is that people no longer consume pictures in the old way. In Korea, with the fastest Wi-Fi speed in the world, many photos are produced for and distributed online, in particular through social media like Instagram. Because people can get all kinds of information online, pictures full of text don’t catch one’s eye — they are boring and not new. Instead of such photographs, I prefer those that make me think by asking questions or images with emotions. Pictures have been trapped by text for a long time, and it seems like we’re reaching a turning point where pictures should break free from that. I think we are at a point where we have to find a new path.
B: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참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신문이나 잡지, 사진집이라는 인쇄매체를 통해 사진을 감상했어요. 유통 환경은 콘텐츠 제작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집을 제외하고는 이미지 제작 방식이 활자 안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죠. 텍스트와 맞아 떨어지는 증거로서의 사진, 기사와 어울리는 자료사진이 환영받았습니다. 모두 정보가 가득한 이미지들입니다. 지금도 그런 제작 문화가 남아 있고 그것이 그대로 온라인 기사에 적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것이 전통처럼 전해져서 지금도 기사 텍스트 사이 여백에 사진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진은 아무런 시각적 의미가 없이 간판의 문자를 찍은 것인데, 형식이 JPG파일이라는 이유로 사진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결국 활자 정보인 것뿐인데 말이죠.
C: 카피에디팅을 하면서 어떤 사진이 기사 안에 들어가는 봐야하고, 매일 수십 개의 캡션 편집해야 됩니다. 제가 직접 사진을 고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건물의 간판이나 가게 앞에서 붙은 공지문 같은 것을 정말 많이 봤어요.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찍은 사진들이죠. 사진을 선택하는 일과 포토저널리스트가 사진을 찍는 일이 잘 연결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 느낌으로는 사진을 주로 빈 공간을 채우거나 문단을 나누는 데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고, 사진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사용할 생각이 거의 없는 것 같았어요.
B: 문제는 사람들이 더 이상 예전 방식으로 사진을 감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은 전세계에서 와이파이 속도가 참 빠른 곳입니다. 온라인, 특히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중심으로 많은 사진이 생산되고 유통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정보로 가득찬 이미지에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 새롭지 않아 지루한 것이죠. 오히려 정보 대신 질문을 던져 생각하게 만드는 사진을 더 선호하거나, 감성 중심의 이미지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그 동안 텍스트 안에 갇혀 있던 사진은 이제 텍스트 밖으로 나와야 하는 변곡점에 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변화 속에서 길을 찾아야 세대가 된 것 같습니다.
B: My projects are on hiatus. I’m very interested in the Cold War and the DMZ, and as long as I’m in Korea, I’m going to keep working on those topics. With the Korean Peninsula still divided, it seems like division is a topic that photographers can’t give up on. COVID-19 has made it difficult to have face-to-face contact, so I’ve had to put my work on hold.
B: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건 일시정지 상태입니다. 냉전과 비무장지대에 관심이 많아 그와 관련된 사진을 찍어왔고, 한국에 있다면 계속 그와 관련된 사진 작업을 하게 될 것 같네요. 한국은 여전히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사진가에게 분단은 포기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어려워져 잠시 멈춘 상태입니다.
C: Yes, it’s very useful to live with someone who I can just turn to and ask, “Which picture do you like better, and why?”
B: We do ask each other’s opinions when it comes to choosing pictures and editing. But we don’t give advice on what direction to take because there’s no need for our pictures to become similar.
C: 네, ‘어떤 사진이 더 나은 것 같아? 왜 그런 것 같아?’라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산다는 것은 참 좋아요.
B: 사진을 고르거나 보정을 할 때 서로 의견을 묻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조언은 하지 않습니다. 사진이 똑같아질 필요는 없으니까요.
C: I don’t have any Korean photographic heroes. But I do admire the work of the late Kim Young-gap, especially his pictures of Jeju Island taken in the time before his death from a disease.
B: That’s a difficult question. I was more influenced by a genre than a particular photographer. I like landscape pictures as they seem to have more permanence than spot news that has a short news cycle. Kim Young-gap is among the landscape photographers that I like. I’ve visited the Kim Young-gap Gallery every time I’ve been to Jeju Island.
C: 한국의 사진 대가들은 잘 모르지만 김영갑 작가의 사진을 좋아합니다. 특히 그가 죽기 몇 년전에 찍었던 제주도 사진들 말이죠.
B: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특정 사진가보다는 사진 장르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강한 스팟뉴스 이미지보다 두고두고 오래 볼 수 있는 풍경사진을 좋아합니다. 김영갑 작가도 그런 풍경사진가 중의 한 사람이고, 그래서 제주도에 갈 때마다 김영갑 갤러리는 들렀던 것 같네요.
C: I don’t know of any. I’ve mostly found out more about such photography through word of mouth — Byeongsik, other photojournalist friends and acquaintances — or social media.
B: With COVID-19, it is not easy to hold exhibitions, but there are usually good ones at the photo gallery Ryu Ga Heon. If you have a chance to come to Korea, I think it would be good to go to a photo exhibition held at Ryu Ga Heon. Among my photojournalist colleagues, I recommend that you take a look at the portrait photos of Park Jong-shik from Hankyoreh Newspaper, who always tries something new.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979907.html)
C: 공간은 잘 모르겠네요. 대부분 남편의 사진기자 동료나 지인들을 입소문으로 알게 됐거나, SNS 를 통해 아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B: 요즘엔 코로나19로 전시가 쉽지 않지만, 보통 류가헌이라는 전시관에서 좋은 사진전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올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류가헌에서 하는 사진전에 들러봐도 좋을 것 같네요. 사진기자 동료 중에서는 늘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려 하는 박종식 기자(한겨레신문)의 포트레이트 사진을 꼭 감상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979907.html
C: As an outsider looking in, I would guess that “sameness” may be a big challenge. In the office where I work, the daily Korean newspapers get laid out on a table every day, and I get to see what pictures made the front page. Usually, the photographs look pretty much the same in the about 10 newspapers, nothing really stands out. So it seems to me, a casual observer, that it may be difficult to try something different as a photojournalist.
B: In the selection of photos, news value is absolute, so there are definitely many cases where pictures turn out similar. But it’s always important to create your own perspective even when considering the news value. At the same time, we need to find pictures that have documentary value, even if they don’t have high news value at the moment.
C: What about privacy issues? How does that affect photographers here? I’ve seen COVID-19-related images where even the backs of people’s heads are blurred out.
B: The number of pictures with blurred out — mosaic — parts has increased rapidly in recent years. As photos are distributed online, they are like archives that everyone can access. As the archive grows and the search function improves, so does the need to protect portrait rights and personal information. A stronger sense of portrait rights is a new trend. I think blurring out a picture is not the only solution. The way content is produced should also change. Professional photographers are now required to produce content that goes beyond just delivering information. The areas we used to monopolize are opening up due to technology. Almost everyone has a camera on their phones. The most vivid evidence of a fire can come from the smartphone of a passer-by.
C: 제3자의 시선에서 보면 가장 큰 도전은 ‘동일함’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는 매일 한국의 일간지들이 테이블에 놓여 있어요. 보통 일면 사진을 보면 10개 신문이 거의 똑같아서 눈에 들어오는 게 없어요. 그래서 관찰자로서 본다면 포토저널리스트로서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하는 것이 어려워 보입니다.
B: 미디어의 사진 선택 기준에서 뉴스 밸류의 지위는 절대적입니다. 사진이 비슷한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죠. 동일한 뉴스 밸류 속에서도 각자의 시각을 만드는 것이 언제나 중요합니다. 동시에 당장의 뉴스 밸류는 낮더라도 기록 가치가 높은 사진도 발굴해야겠죠.
C: 프라이버시 이슈는 어떤가요? 여기에서 어떤 영향을 주고 있죠? 코로나19와 관련된 사진에서 뒷모습까지 모자이크 처리된 것을 본 적이 있어요.
B: 최근 몇년 사이에 모자이크가 들어간 사진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사진이 유통되면서 모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처럼 됐습니다. 그 아카이브가 점점 커지고 검색 기능이 좋아질 수록, 초상권과 개인정보를 지키려는 의지도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초상권에 대한 의식이 강해진 것은 변화된 시대의 흐름입니다. 저는 모자이크 처리만이 해법은 아니며, 이 변화에 맞춰 콘텐츠 제작 방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프로 사진가들은 단순한 시각적 정보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콘텐츠 제작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과거에 사진가들이 독점했던 부분들이 기술의 발전으로 열리고 있어요. 거의 모든 사람이 전화기에 카메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가장 생생한 증거로서의 사진은 그 자리를 우연히 지나가던 시민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시대가 됐습니다.
B: No, I don’t think so.
B: 그런 건 없는 것 같습니다.
C: I don’t see why this would be a bad trend. Offering Asian perspectives in Western countries sounds like a good trend to me.
B: It’s a good thing in terms of cultural exchange. I think the important thing is the point of view. There is a Korean proverb that says, “The more you know, the more you can see.” A person’s knowledge, experience and values are blended into the process of documenting. Therefore, photography has cultural anthropological properties. Photography is basically an invention of the West. Of course, many images that we consider as good photographs have a modern view of the West. Beyond the Korean perspective, Asian photographers should think more about what the Asian perspective is.
C: 나쁠 이유가 있을까요. 서양에 아시아의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B: 문화 교류 측면에서 좋은 일이죠. 중요한 것은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속담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시각적으로 기록한다는 것 역시 그 사람의 지식과 경험, 가치 등 모든 것이 녹아들기 마련입니다. 결국 사진은 문화 인류학적인 특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사진은 기본적으로 서양의 발명품입니다. 당연히 우리가 좋은 사진이라고 학습했던 많은 이미지들 중에서 서양의 근대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많습니다. 한국적인 관점 나아가 아시아적인 관점이 무엇인지는 아시아 사진가들이 더 고민해봐야할 것입니다.
Cheryl WEE works as a copy editor for a Korean wire agency in Seoul. The former journalist from Singapore moved to the South Korean capital city in 2015. She takes photos in her free time. Byeongsik LIM has worked as a photojournalist for Yonhap News Agency, the biggest wire agency in South Korea, since 2010. Based at its branch in northern Gyeonggi Province, he has taken photos in and around the Demilitarized Zone separating the two Koreas for the past decade. He is interested in issues such as the division of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Cold War. They have been married since October 2018.